0%와 50%.
삼성전자에서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(DS) 부문과 스마트폰을 맡는 모바일경험(MX) 부문 직원들이 연초 받은 성과급 비율이다. 반도체 업황이 얼어붙으며 DS부문 성과급은 역대 최저를 기록했지만, MX부문은 최대 비율인 연봉의 50%를 받게 된 것이다.
TAI는 매년 상반기와 하반기에 월 기본급의 최대 100%까지 지급하는 보너스다. 사업부별 실적에 따라 차등 지급되고, 월 급여 기준이기 때문에 통상 수백만원 수준이다.
OPI는 단위가 훨씬 크다. 개인 연봉의 최대 50%까지 지급되기 때문에 수천만원에 달한다. 한해 동안 소속 사업부가 일한 결과 연초에 목표로 했던 실적을 넘어섰다면 초과 이익의 20% 한도 내에서 지급된다.
성과급 체계는 삼성의 ‘인재 경영’을 잘 보여주는 문화지만, 내부적으로는 고민도 적지 않다. 특히 ‘받는 사람만 계속 받고 못 받는 사람은 계속 못 받는다’는 직원들의 불만이 크다. 개인 역량과 노력이 아니라, 어떤 사업부에 속해있는지에 따라 수천만원을 받고 못 받고가 결정된다는 의미다.
실제로 MX사업부는 2001년 성과급 제도 정착 이후 2018년, 2019년, 2022년의 3개 연도를 제외한 나머지 해에는 모두 최대치인 50%의 보너스를 받았다. 삼성전자의 10여개 사업부 중 가장 많은 OPI를 받은 것이다.
반도체를 담당하는 DS사업부도 대표적으로 성과급을 많이 받는 사업부로 알려졌지만, 반도체 업황에 따른 등락이 심한 편이다. ‘반도체 치킨 게임’이 벌어져 D램 업체들이 앞다퉈 생산량을 늘렸던 2007년엔 15.4%, 2008년엔 1.4%를 지급받는데 그쳤다.
의료기기 사업부의 경우 한번도 최대 비율인 50% OPI를 받은 적이 없다. 2012년 45.5%를 받은 이후로 11년 간 7~22% 성과급을 받는데 그쳤다.
최예린 기자 rambutan@hankyung.com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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